<p></p><br /><br />중국에 이어 동남아 국가들까지 재활용 폐기물 수용을 거부하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. <br> <br>폐기해야할 쓰레기를 재활용 대상으로 눈속임하거나, 무단투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. <br> <br>전문 브로커의 개입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 <br> <br>정다은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. <br><br>[리포트]<br>필리핀에서 퇴짜를 맞고 평택항으로 돌아온 쓰레기 1200t이 담긴 컨테이너가 보름 가까이 방치돼 있습니다. <br> <br>재활용이 불가능한 철재 쓰레기, 폐비닐 등이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습니다. <br> <br>수출업체 관계자들은 잠적해 버렸고 소각비용 6억 3백만 원을 국고로 지원해 처리키로 했습니다. <br><br>문제는 이런 식으로 불법쓰레기가 방치된 곳이 전국에 수십 곳이 넘는다는 점입니다.<br> <br>인천에도 불법 폐기물 약 5000t이 수개월째 쌓여있습니다. <br> <br>[정다은 기자] <br>"이곳엔 제 키의 약 4배 정도 되는 높이의 쓰레기 산이 흉물로 방치돼 있습니다. 구명조끼, 그물뿐만 아니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쓰레기가 뒤섞여있습니다."<br><br>지난해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전면금지에 이은 재활용폐기물 대란 탓에 폐기물 수출이 대거 동남아로 몰렸습니다.<br> <br>하지만 재활용 폐기물 수출규정이 모호하고, 각종 편법이 판을 치면서 예견된 참사라는 평가가 많습니다. <br><br>생활쓰레기는 폐기물 수거업체의 손을 거쳐 쓰레기 선별업체로 보내진 뒤 재활용 가능판정을 받으면 재생공장으로 보내지고, 나머지는 폐기물로 분류돼 소각처리해야 합니다. <br> <br>하지만 이 과정에서 폐기대상이 불법수출물로 둔갑하거나 일부는 무단 투기 또는 불법소각됩니다.<br> <br>주된 이유는 소각처리 비용을 아끼려는 쓰레기 처리업체의 몸부림 탓인데, 그 틈을 타 폐기물 처리를 대행해 주는 브로커들이 활개를 칩니다. <br> <br>[A 재활용업체 대표] <br>"수익구조가 악화되다 보니까 (소각비용이) 톤당 20만 원이 아니고, 톤당 6~7만 원에 처리를 해준다고 하는 브로커들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겁니다.” <br> <br>브로커들은 폐기물을 재활용 쓰레기로 허위 수출신고하는 일에 나섭니다. <br> <br>수출 허가를 받은 뒤 현장 조사를 받을 때는 선별 작업을 거친 쓰레기만 보이도록 하는 눈속임도 합니다. <br> <br>브로커로 지목된 B씨는 자신이 불법에 연루된 사실을 부인합니다. <br> <br>하지만 해외처리비용이 싸기 때문에 불법수출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.<br> <br>[쓰레기 브로커 B씨]<br>"(쓰레기가) 나갈 데가 없어 쌓이는데. 중간에서 (수출)해주는 거죠. 우리 인건비(분류비용)가 이제 하루 10만 원이에요. 걔네는(동남아) 5천 원 줘요." <br> <br>설상가상으로 무허가 업체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. <br><br>그러는 동안 전국 불법 방치 쓰레기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약 65만 8천 톤으로 5년 전보다 8배 이상 증가했습니다. <br><br>[무허가 재활용업체 직원] <br>"여기 모아뒀다가 가져다 버려요. 우리가 (브로커에게) 돈을 주고. 근데 어디 버리는지는 확실히 몰라.” <br> <br>환경부는 뒤늦게 불법 폐기물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무허가 업체들의 불법 방치에 대해선 나몰라라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[환경부 관계자] <br>"무허가 업자가 얼마나 있는지는 저희가 그걸 아는 게 좀 이상한 거죠. 그건 알 수가 없죠.“ <br><br>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폐기물을 관리하려면 처리 용량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. <br> <br>전문가들은 폐기물 관리 체계의 총체적 붕괴를 우려합니다. <br> <br>[홍수열 / 자원순환연구소 소장] <br>"사각지대에서 무자료로 움직이는 쓰레기의 양이 얼마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을 못하고 있다. 100만 톤 이상의 양(불법투기 폐기물)이 움직이고 있다라고… ." <br> <br>플라스틱 재활용품 관리 등 근본적인 정책전환 없이는 제2, 제3의 쓰레기 대란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 <br> <br>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. <br> <br>dec@donga.com <br> <br>연출 윤순용 <br>구성 지한결 손지은 <br>그래픽 안규태